[영화-신세계] 누아르의 진수

신세계

제목 : 신세계
감독 : 박훈정
출연배우 : 이정재(이자성 역), 최민식(강형철 역), 황정민(정청 역), 이중구(박성웅 배우), 송지효(신우 역)  외
장르 : 범죄, 드라마
개봉일 : 2013.02.21
상영시간 : 134분

 

등장인물 & 줄거리

강형철(최민식 배우)은 국내 최대 폭력조직 골드문이 기업형 조직으로 점차 세력을 확장하며 크기를 키워가자 이들을 소탕하기로 한다. 이에 스파이를 두기로 하고 화교출신인 신입경찰 이자성(이정재 배우)에게 신분을 위조해 잠입수사를 지시한다. 강형철은 경찰 신분을 이용해 온갖 폭력과 살인과 불법을 자행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이자성은 강형철의 지시로 골드문에 입성하고 8년 동안 정청과 생과사를 함께하며  조직의 이인자 정청(황정민 배우)의 오른팔이 된다.

정청은 조직의 이인자보다는 동네 양아치 같은 모습이지만 이자성을 조직의 동료가 아닌 친형제 이상으로 의지하고 신뢰한다. 가벼운 행동과 말투 속에 따뜻함도 있다.

이중구(박성웅 배우)는 골드문의 또 다른 이인자이자 정청의   최대 라이벌이다.

신우(송지효 배우)는 이자성의 바둑선생이자 강형철과 이자성의 연락책이다.

 

어느 날 국내 최대 폭력조직인 골드문의 회장 석동철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상을 치르던 중 장례식장에 경찰들이 와있다는 얘기를 들은 이중구(박성웅 배우)는 경찰들을 찾아가 수사를 방해하고, 조직의 회장이 죽자 바둑을 취미로 위장하여 바둑선생 신우를 통해 골드문에 관련된 자료를 강형철에게 넘겨주던 이자성은  8년 동안의 스파이 역할을 끝내려고 한다.

하지만 강형철은 이자성에게 골드문의 회장자리를 차지하라는 새로운 지시를 내리고, 경찰의 신분으로 범죄조직에 몸담고 있는 자신의 처지에 환멸을 느끼며 강형철을 찾아가 분노를 쏟아낸다.

한편 회장의 죽음으로 인해 비어있는 회장자리를 빠른 시일 내에 선출하기로 하자, 이인자인 정청과 이중구 사이의 후계자 싸움이 시작된다. 

 

강형철은 이자성을 통해 빼돌린 골드문 자료를 이용해 이중구와 정청 사이를 이간질시키면서 직접 후계자를 싸움을 붙인다. 정청은 강형철이 가지고 있는 내부 자료를 보자 사내에 스파이가 있다고 확신하고, 강형철 주변을 철저히 조사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이자성의 바둑선생 신우의 정체가 탄로 나 결국 정청에게 죽음을 맞고 이자성은 신분이 탄로 날 위기에  처한다.

이자성은 조직에 침투하기 위해 8년 전 여수에서 처음으로 정청과 만난 이후로 지금껏 호형호제하며 지내던 각별한 사이였다. 이에 정청은 이자성이 경찰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신분을 눈감아 준다.

 

갑작스러운 여러 사건들로 인해 조직은 크게 흔들리고 강형철에 의해 이간질당한 정청과 이중구는 피도 눈물도 없는 치열한 후계자 전쟁이 시작된다.

이자성은 자신을 불신하는 경찰에 환멸을 느끼며 불신하게 되고 정청이 자신의 신분에 대해 모른 척해 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며 자신의 상황에 대해 매우 혼란스러워한다.

과연 이자성은 경찰로 끝까지 남게 될까, 아니면 강형철 말대로 조직을 장악하게 될까.

 

 

 

감상평

자신이 경찰인지, 조폭인지 모를 삶을 살아가며 방황하는 이자성, 그는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하여 온갖 불법과 폭력과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경찰에 의해 의도치 않는 삶은 살게 되면서 본인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결국은 자신을 끊임없이 이용하면서도 믿지 못하는 경찰을 불신하고, 오히려 본인의 정체를 알면서도 눈감아 준 조폭 이인자 정청에게 인간적인 위로를 받는다. 

강형철은 과연 정의로운 경찰이었을까 아니면 정의구현을 빌미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악당이었을까.

영화를 볼수록 여기서 악당은 경찰이고, 이들에게 피해를 입은 자들은 조폭들과 이자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재 배우의 고뇌에 찬 이자성 연기는 그의 슈트핏과 함께 돋보였고, 맛깔난 조폭연기를 선보인 황정민 배우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거 죽기 딱 좋은 날씨네"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장렬히 떠난 이중구 역의 박성웅 배우의 묵직한 조폭연기는 오래도록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런 영화를 누아르의 진수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영화에서 말하는 신세계, 과연 그들이 가지고 싶었던 신세계는 어떤 세계였을까.

영화는 재미있게 봤지만 너무 적나라한 폭력장면이나 범죄장면은 이런 장르의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매우 보기가 불편하다.  영화 전개상 어쩔 수 없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자극적인 장면들의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는 것 같아 별로 달갑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