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헤어질 결심
감독 : 박찬욱
출연배우 : 백해일(장해준 역), 탕웨이(송서래 역)
장르 : 멜로/로맨스
개봉일 : 2022.06.29
상영시간 : 138분
그녀를 향한 의심
어느 날 형사 장해준(박해일 배우)은 사건을 하나 맡게 된다. 산에서 떨어져 죽은 죽은 남자의 변사사건이다. 사건 현장조사를 마친 해준은 사망자의 가족에게 연락을 했고 사망자의 아내라고 나타난 사람이 그녀, 송서래(탕웨이 배우)다. 그녀는 매우 담담한 표정을 하고 남편의 죽음에 많이 놀랐겠다고 걱정하는 경찰 해준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남편이 죽었는데도 슬픈 기색이 전혀 없고 오히려 자신의 서툰 말실수에 피식 웃음을 보이는 그녀를 보며 묘한 느낌을 받는다. 해준은 의심스럽게 바라보며 용의자로 단정한다. 여기에서 해준의 눈빛이 의심의 눈빛이었는지 관심의 눈빛이었는지 묘하다. 아마 둘 다 였을 것이다.
그렇게 그녀를 수사하기 위한 잠복근무를 시작된다. 그녀의 집 앞에서 그리고 그녀가 일하는 곳 근처에 가서 일거수일투족은 지켜보지만 자신이 의심했던 것과는 달리 그녀는 힘든 출장 간병인 일을 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여자였다. 평소 행실이 바른 그녀가 살인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결론 내리며 빨리 그 사건이 종결되어 그녀의 혐의가 벗겨지기를 바란다.
수사를 하면 할수록 그녀에 대한 의심은 관심으로 바뀌어 가게 된다.
서로를 향한 관심
서래는 좀처럼 그 속을 드러내지 않는다. 해준이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과감하고 대범하게 해준에게 접근한다. 갑자기 자기 집으로 초대하다거나 불쑥불쑥 해준의 집으로 찾아가기도 한다.
해준은 그런 그녀에게 자꾸 관심이 간다. 사건이 종결된 후에도 뭐가 께름칙한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이미 그녀에 대한 의심은 관심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그의 마음 한편에 돌이킬 수 없게 자리 잡게 된다.
늘 불면증에 시달리던 해준은 서래를 만나면서 숙면을 하게 될 정도로 편안함을 느낀다. 이들은 만날 수밖에 없는 인연이었나 보다.
사건이 종결되면서 형사와 용의자 사이였기에 드러낼 수 없었던 감정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며 둘은 급격히 가까워진다.
그리고는 서로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헤어질 결심
해준은 사정이 생긴 서래 대신 서래가 간병해주던 할머니의 집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서래가 남편을 죽인 진범임을 알게 된다. 형사로서의 직업적 양심과 서래에 대한 사랑이 충돌하면서 그는 괴로워 하지만 결국 해준은 서래를 선택한다.
그러면서 해준은 서래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떠나지만 서래는 그 통보가 고백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해준을 향한 사랑이 시작된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낯선 곳에서 두 번째 남편 살인 사건의 형사와 용의자로 재회하게 된 해준과 서래.
해준은 서래가 왜 다시 같은 사건으로 자신 앞에 나타났는지 궁금했다. 서래는 자신이 해준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다고 한다. 해준이 미결 사건 자료들을 벽에 붙여놓고 집착스러울 정도록 머리에 각인시키는 모습을 기억해낸 서래는 해준과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음을 느끼고 그의 머릿속에 영원히 각인되기 위해 스스로를 미결 사건으로 만들어 버리려고 했다.
그렇게 해준과 서래는 서로를 위해, 그리고 계속 사랑하기 위해서 헤어질 결심을 한다.
감상평
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장편영화이자 세 번째 칸영화제 수상작이다.
영화의 소재는 가장 흔하고 자극적인 불륜이다. 그러나 그 흔한 불륜을 소재로 한 영화에 그 흔한 베드신이 없다. 그럼에도 충분히 자극적이고 매력적이다. 박찬욱 감독은 어른들의 사랑이라고 하면 노출이나 자극적인 장면들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통념을 깨보고 싶어서 이번에는 반대로 그들의 감정 변화 그 자체에 집중해 보았다고 했다. 그래서 뻔한 형사와 용의자의 불륜을 소재로 한 로맨스가 박찬욱 감독에 의해 매우 독창적인고 신선한 방식으로 묘사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캐스팅이다. 전작이었던 아가씨에서도 느꼈지만 캐릭터 성격에 딱 맞는 배우들을 기가 막히게 섭외했다. 해준과 서래는 박해준 배우와 탕웨이 배우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는 완성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다. 심지어는 후배 경찰 역의 고경표 배우나 해준의 부인 역인 이정현 배우, 그리고 이번 캐스팅으로 매우 핫했던 코미디언 김신영 배우의 역할까지 다들 처음부터 그 캐릭터였던 처럼 자연스러웠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늘 결말에 대한 해석이나 분석이 다양하다.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번 보면서 나름대로 해석을 내 보는 것도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주는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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